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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은 원래 이렇게 대사가 안들려요?

뮤지컬은 원래 이렇게 대사가 안들려요?

“인생 첫 뮤지컬이었는데, 대사가 뭉개져서 하나도 알아듣지 못했어요.”
“비싼 돈 내고 뮤지컬 보러 갔는데, 40% 정도밖에 이해를 못했어요.”
공연장에서 뮤지컬을 본 경험이 있다면, 고개를 끄덕이실 거예요.
뮤지컬은 현장의 에너지가 크고 매력적이지만, 드라마나 영화처럼 소리가 명확하게 들리진 않아요.
대사를 놓치면 이야기의 흐름이 아리송해지죠.

자막의 시대!?

요즘은 유튜브 영상에도 한글자막이 붙는 시대잖아요.
처음엔 필요 없다고 생각해도, 한 번 쓰기 시작하면 벗어날 수 없는 그 편리함.
공연장엔 왜 그런 자막이 없을까요?
오히려 공연장은 스피커 울림도 크고 주변 소음도 많아 더 듣기 어렵습니다.
물론 모든 공연이 자막이 없는 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제가 좋아하는 싱어송라이터 ‘이랑’의 공연엔 항상 문자 통역이 제공돼요.
전문 속기사가 무대 위 아티스트의 말과 노랫말을 실시간으로 자막화하죠.
ⓒ 스포츠서울 │싱어송라이터 이랑의 단독 공연 ‘Pain on All Fronts’ 현장
청각장애인 관객은 물론이고, 말을 놓칠 뻔한 일반 관객에게도 꽤나 유용합니다.
인디 아티스트들과 협동조합 등이 힘을 모아 이런 시도들을 조금씩 이어가고 있어요.

그렇다면 뮤지컬에도 자막이 필요할까요?

사실 이 질문이 낯설게 들리는 건,
‘공연장에 자막이 없다’는 전제가 너무 당연했기 때문일 거예요.
영화나 드라마는 늘 자막이 깔리지만,
뮤지컬은 어쩐지 “자막이 나오면 안 될 것 같고”, “시선이 분산될 것 같고” 그런 막연한 거리감이 있었죠.
그런데 생각해보면, 우리는 OTT를 보면서 자막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나요?
영상은 ‘뒤로 넘기기’ 기능도 있지만 뮤지컬은 실시간 라이브이기 때문에 한번 놓치면 끝이잖아요.
감정선이 휘발되기 전에, 대사를 읽고 이해하고 감상해야 하죠.
자막이 꼭 청각장애인만을 위한 건 아니에요.
자막은 모두의 몰입을 돕는 도구일 수 있습니다.
대사를 놓칠까봐 긴장하지 않고, 오롯이 배우의 연기와 음악에 집중할 수 있다면요.
그래서 우리는 공연장 자막을 ‘기술’이 아니라 ‘문화 인프라’로 만들고 싶습니다.
좋은 기술보다 중요한 건, 지속 가능하고 예측 가능한 시스템이죠.
자막이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라, 필요한 사람에게 늘 준비된 ‘기본 옵션’이 되는 것.
그게 저희가 상상하는 공연장의 미래입니다. 공연장에서 자막이 나오는 상상을 해보신 적 있다면,
지금 그걸 실현 중인 UNISTEP 이야기를 한 번 들어봐 주세요.